시골집 이맘 때에는 밤이 떨어졌다. 초저녁 안방에 누워있으면 툭, 툭, 툭 잠결에도 알밤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밤나무 여러개가 뒷마당에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늦은 밤이면 뒤란으로 열리는 창호지문을 활짝 열어놓고, 누가 밤을 줍나 살피기도 하였다. 뒤란은 언덕처럼 되어 있어서 뒤쪽에 밤나무가 있었고, 그 나무의 반쯤 높이 너머로는 다른 집의 논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래서 우리집 밤이 다른 집 논이나 논두렁 사이에 떨어지곤 하였다. 그 밤을 주으러 밤에 사람들이 후라시를 켜고 돌아다녔다. 딱히 우리는 그 밤을 줍지 말라고 하지도 않았다. 밖에 떨어져 있고 그것을 줍게다고 담벼락에 박힌 돌들을 밝고 기어 올라가기에는 위태로웠다. 손으로 나뭇가지를 잡고 털지 않는 이상, 밖으로 나간 것들은 우리의 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