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곳-자작시

시-투표

랍비의 숲 The Forest of Rabbi 2024. 4. 17. 16:37
300x250

아침 새벽부터 어둑한 길을 걸어 주민센터에 갔네
6시에 투표한다고 뭐 먹고 살릴 있어?
누군가가 말하는 듯 하네
벛꽃은 하얗게 피어있고, 또 간밤에 떨어진 꽃들은
분홍 하얀 꽃잎들 바닥에 떨구었네
소복히 쌓여있는 꽃잎들, 이른 아침 할머니 한 분이
쓸고 있네

어디로 투표해야 할지 몰라 떨어진 꽃투표들에게는
언젠가 열매 맺을 나무의 간절할 마음과
결코 바람에 떨어지지 않게 할거라는 믿음과
언제든 큰소리쳐도 주인이 낫을 들거나
낙엽이 날리거나 냄새가 난다고 없애버리겠다고
협박하는 그런 투표함은 아니겠지.
그럴거면 차라리 할머니의 쓰레기받이가
더 따뜻하겠지.
결국 나무밑에 뿌려주니까

저녁에 결과를 기다리니 밖에 꽃투표용지들이
바람에 날리네. 어디로 가는 걸까.
그곳은 가장 흙과 가까운 낮은 곳일까
아니면 가장 잘 사는 집 지붕 위일까.
계속해서 뉴스에는 출구조사, 박빙, 초접전
확정, 1,2 등, 비례 대표라는 말은 말이 뜨네

꽃잎같은 투표용지에는 우리의 희망과
고통과 눈물과 바램이 신처럼 들어있네
그러나 그것을 잘 관찰하면 아마
몇 두껍의 글자들이 석가탑처럼 쌓여 있을거야
그래서 투표용지를 보면 늘 머뭇거려져
혹시나 소망을 잘못 쌓아 무너질까봐
꽃잎도 볼 빼마다 가슴이 시린데
아마도 바람과 폭우가 나무의 꿈을 찢어버릴까봐
인지도 몰라.
그래서 이번에는 끝날때까지
꼭 이 밤을 지켜볼거야.
그리고 새벽에 꽃투표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지
어디 나무들이 잘 투표했나 보게.....

반응형

'시가 있는 곳-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나는 고등어다  (0) 2023.07.16
단풍나무 아래서  (0) 2023.06.04
꽃사과  (0) 2023.04.21
꽃비  (0) 2023.04.05
시-살구꽃 아래서  (0) 2023.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