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곳-자작시

시-바다로 간다는 것

랍비의 숲 The Forest of Rabbi 2022. 9. 1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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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간다는 것

                                         

바다로 간다는 것은

저 한라산에 떨어진 빗방울 하나가

햇빛을 따라가지 않고, 나무 뿌리도 거부하며

새들의 부리에 쪼이지 않고

제 영혼을 돌틈에 밀어 붙이는 것

 

살이 까지고, 피가 나도

바위에 뺨을 맞아 입술이 터져도

산의 옷을 벗어 던지고

‘바다’ 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지고 싶은 것

 

바다로 간다는 것은

꽝하고 얼어붙은 빗방울이

온몸으로 몸부림치며

눈사태를 일으키는 것 

.

 

누군가가 붙잡아도

기어이 떨어져나와

산에 중독될까 스스로에게 침을 뱉으며

기어이 산을 배경으로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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