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곳-자작시

시-공장

랍비의 숲 The Forest of Rabbi 2023. 3. 14.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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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RvflXpO2plw

 공장

많이 벌지는 못해도
먹고 살기 어렵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버는 만큼 아껴쓰면 되고
비싼 거 안 사면 근근히 살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물가가 폭등해 위기가 왔어요
가스를 거의 안 켜셨죠
2월에는 아예 끄고 전기 난로로 버텼죠

어머니는 줄이고 줄여도 계속 적자래요
물건이 안 팔려서 그런걸,
납품하는 곳과 싸우셔서 그런 걸
자꾸 집에 오셔서 절약하라고 하세요.
적자를 매꾸시겠다고요
우리는 충분히 절약하는 중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말했어요

어머니,
자꾸 적자라고 우리한테 뭐라고 하지 마세요.
어머니가 납품하시던 그 사장님들과
좋게 좋게 지내시면 되잖아요.
왜 우리에게 적자 스트레스를 주세요
우리도 할 건 다 해서 더 이상 줄일 수가 없어요

애미야, 나도 할말 있다.
너 장사 못하겠으면 빨리 집어 치워라.
냉골에 살아서 그런지 나도 기침이 나고 추워죽겠다.
애들도 불켜고 공부해야지
니가 사업이 젬병인 걸 왜 자꾸 우리한테 그러냐

어머니, 공장 운영해서 혼자 먹고 사나요.
집에서도 도와야죠!

애미야, 크게 생각해라.
공장은 공장일이고, 거기 문제는 거기서 해결해라.
애비랑 손님들에게 잘 해봐.
왜 매일 적자라고 해서 우리를 무섭게 하니
난 IMF 제일 무섭다..
전 세계가 어렵다지만
IMF에서 다들 경제가 좋아졌다는구나
너 혹시 우리도 좋은데
일부러 그러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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